聖化
李 東勳
당신을 갈구(渴求)하는 것은 당신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.
당신을 만질 수 없는 것은 당신의 흔적이 없기 때문입니다.
당신을 느낄 수 없는 것은 당신의 숨결이 없기 때문입니다.
당신의 그리움에 하늘을 보며 당신을 그립니다.
때론 병아리 깃털처럼, 때론 독수리 발톱처럼
그 모습을 내 모습이란 것에 화들짝 놀랍니다.
당신은 눈물이 되어 떨어집니다.
당신의 흔적에 자작나무를 만져봅니다.
세파(世波)의 굵게 파인 등줄기
슬픈 상처를 묶고 허둥대는 내 모습에도
당신은 비바람으로 견딥니다.
감잎사이로 스쳐지나가는 간들바람에
홍시(紅枾)로 무르익고 반춤 추는 마지막 잎새는
자신의 몸을 감싸며 떨어집니다.
당신의 숨결은 지면의 입맞춤에 긴 호흡
아! 당신은 미로(迷路) 속의 종착역
당신의 피조물을 통해 흔적을 찾아가는 여정(旅程)
그 길을 어제도 찾았고 , 오늘도 찾고.
내일도 찾을 것입니다.
끝 날까지도.....
*간들바람: 부드럽게 살랑살랑 상쾌하게 부는 바함
*반춤 :춤추는 것같이 흔들거리는 동작.
abcXYZ, 세종대왕,123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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